매년 약 5조 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하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가 마침내 강력한 반등 신호탄을 쏘아 올렸습니다. 글로벌 AI 반도체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가 차세대 AI 추론 칩인 ‘그록3 LPX’의 핵심 연산 칩(LPU) 생산을 삼성전자 평택 4나노 라인에 전량 위탁하고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했습니다.
이번 대형 수주를 기점으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흑자 전환 목표 시점은 당초 2027년에서 2026년으로 1년 앞당겨졌습니다. 메모리 반도체(DRAM·낸드플래시) 중심의 단일 실적 구조에서 벗어나 파운드리까지 실적 정상화 궤도에 진입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4나노 수율 80% 돌파와 평택 팹 풀가동이 이끌어낸 극적 반전

이번 수주 성공의 일등 공신은 4나노 미세공정의 비약적인 완성도 향상입니다. 투입한 웨이퍼 대비 정상 제품의 비율을 뜻하는 ‘수율’은 통상 80%를 넘어서야 대량 상업 양산이 가능한 안정권으로 분류됩니다. 삼성전자 평택 4나노 공정은 최근 수율이 80%를 상회하면서 대량 생산 신뢰도를 확보했습니다.
수율 정상화는 생산 라인의 가동률 급등으로 직결되었습니다. 평택 4나노 라인 가동률이 100%에 근접하자 삼성전자는 4나노·5나노·8나노 등 주요 레거시 및 첨단 공정의 신규 주문 단가를 10~15% 인상하는 등 가격 협상력까지 회복했습니다. 이는 고정비 부담을 낮추고 적자 폭을 빠르게 줄여내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가 TSMC 대신 삼성의 원스톱 공급망을 낙점한 배경

엔비디아가 자사의 차세대 핵심 추론 칩을 TSMC가 아닌 삼성전자에 전량 맡긴 것은 단순한 가격 경쟁력 때문이 아닙니다. 엔비디아는 대만 중심의 지정학적 위험을 분산하고, 생산 능력이 포화 상태에 이른 TSMC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검증된 ‘세컨드 파운드리’가 절실했습니다.
여기에 삼성전자만이 제공할 수 있는 턴키(Turn-key·일괄 수주) 역량이 결정타로 작용했습니다. 고대역폭메모리(HBM4), 저전력 D램(SOCAMM2),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SSD까지 모두 제조할 수 있는 삼성전자에 로직 칩 위탁생산까지 맡김으로써 엔비디아는 AI 서버 반도체 공급망을 단일화하고 조달 효율을 극대화했습니다. 젠슨 황 CEO가 공식 석상에서 삼성을 주요 생산 파트너로 직접 언급한 것도 이러한 신뢰를 방증합니다.
65.8%p 점유율 격차 극복과 2026년 흑자 전환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

2026년 1분기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가 72.3%, 삼성전자가 6.5%로 격차가 65.8%포인트까지 벌어져 있습니다. TSMC가 3나노 이하 최첨단 공정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는 만큼 이번 수주 하나만으로 시장 판도가 단숨에 뒤집히기는 어렵습니다. 삼성전자가 장기 목표로 제시한 점유율 20% 달성까지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다만 고정비 중심의 파운드리 산업 특성상 대형 고객 확보를 통한 가동률 극대화는 즉각적인 손익 개선으로 이어집니다. 엔비디아 그록3 LPX 양산을 필두로 오픈AI의 자체 칩 탑재 수요, 2나노 기반 테슬라 AI6 물량 등이 차례로 반영된다면 2026년 연간 흑자 전환 시나리오는 매우 높은 현실성을 갖습니다.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시장점유율 수치보다 4나노·2나노 라인의 실질 수주 잔고와 분기별 적자 축소 추이에 주목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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