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부동산 정책

  • 용산공원 개발 논쟁, 집보다 먼저 구분해야 할 본체부지와 주변부지

    용산공원을 공원으로 남길지, 일부에 주택과 복합시설을 넣을지는 공급 물량만으로 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현재 법은 반환된 미군기지의 본체부지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둔다. 개발의 가능성을 말하려면 먼저 본체부지와 그 주변에 흩어진 부지를 구분하고, 법과 계획을 무엇부터 바꿔야 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최근의 논의가 중요한 이유는 서울 한가운데 남은 큰 땅의 쓰임이기 때문이다. 다만 ‘용산공원 개발’이라는 한 문장 안에는 서로 다른 질문이 섞여 있다. 공원 안에 집을 짓는 일, 공원 주변의 복합시설을 정비하는 일, 한강까지 녹지와 보행길을 잇는 일은 필요한 절차와 부담할 비용이 모두 다르다.

    용산공원은 빈 땅이 아니라 오랜 군사기지였던 반환 부지다

    용산공원은 오랜 군사기지였던 땅이 미군기지 이전을 거쳐 반환되면서 국가가 관리·조성하도록 만든 공간이다. 그래서 이곳의 개발 논쟁은 새 택지를 고르는 문제와 출발점이 다르다. 현재 법의 기본 생각은 반환 부지를 가능한 한 보전해 휴식과 생태 공간으로 쓰자는 데 있다.

    여기서 본체부지는 기지의 중심이었던 큰 덩어리의 땅을 뜻한다. 법은 이 본체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공원 이외 용도로 바꾸거나 매각하지 못하도록 적고 있다. 그래서 본체부지에 대규모 주택을 넣는 방안은 단순한 설계 변경이 아니라 법의 원칙부터 다시 다뤄야 하는 사안이다.

    개발 가능성은 본체부지와 주변부지를 나눠 봐야 한다

    법은 본체부지와 떨어져 있는 주변산재부지도 따로 정의한다. 이 주변 부지는 상업·업무·주거·문화 기능을 함께 담는 ‘복합시설조성지구’가 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즉 법 체계 안에서도 공원 보전과 주변 정비를 완전히 같은 문제로 보지는 않는다.

    국토교통부도 2026년 8월 설명자료에서 당시 특별법 개정안이 본체부지의 주택 건설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 설명이 곧 어떤 개발을 확정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공원 한가운데의 주택 공급과 주변 지역의 복합 정비를 구별해야 현재 논의의 위치를 정확히 읽을 수 있다는 뜻이다.

    공원을 보전하면서 주변 기능을 조정하려면 교통, 경관, 환경, 재원까지 함께 맞춰야 한다. 법도 종합기본계획에 토지이용·교통·환경·재원조달의 방향을 담고, 계획을 바꾸기 전 주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듣도록 정한다.

    ‘3만~4만 세대’는 확정 물량이 아니라 검증이 필요한 가정이다

    공원의 폭을 조정하면 3만~4만 세대를 공급할 수 있다는 숫자는 관심을 끌기 쉽다. 그러나 이 숫자는 정부가 고시한 공급 물량이 아니라, 공원 모양과 폭을 바꾼다는 가정 위에서 나온 구상이다.

    숫자의 출발점을 구분하는 일이 중요하다. 실제 공급 물량으로 보려면 어느 땅을 대상으로 하는지, 공원 면적을 얼마나 줄이는지, 도로·학교·상하수도 같은 기반시설을 어디에 넣는지, 토양 정화 비용을 누가 부담하는지가 먼저 정해져야 한다. 이 조건이 빠진 세대 수는 완성된 사업계획이 아니라 토론을 위한 계산에 가깝다.

    국토교통부는 2026년 2월 용산공원 종합기본계획 변경 용역을 공고했다. 이는 계획을 검토·변경하는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신호이지, 특정 주택 수나 공원 축소안이 확정됐다는 발표는 아니다. 공급 숫자가 공원 보전보다 앞서면, 독자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가정을 확정된 혜택으로 오해할 수 있다.

    한강 연결은 녹지 하나를 더 만드는 일이 아니다

    용산공원을 한강과 잇자는 제안의 매력은 남산·용산·한강을 걸어서 연결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공원의 가운데를 지나는 산책길만이 아니라, 어디서 들어오고 어디로 빠져나오는지가 공원의 실제 쓰임을 결정한다.

    하지만 도로를 덮거나 보행축을 새로 내는 방식은 예쁜 녹지만의 문제가 아니다. 교통 흐름, 안전, 소음, 배수, 공사비와 유지비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현행 법도 공원 조성계획에 생태·녹지축, 주변과의 연계 교통망, 투자계획과 재원조달 방안을 함께 넣도록 한다.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국제공모 조성계획안도 조경·건축·기반시설을 나눠 제시한다. 한강 연결이 설득력을 얻으려면 ‘연결하자’는 구호보다 보행 경로와 교통 대책, 환경 정화, 비용 분담을 한 묶음으로 공개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용산의 선택은 공원 면적이 아니라 절차의 순서에서 갈린다

    용산공원 개발은 보전과 공급 중 하나만 고르면 끝나는 일이 아니다. 본체부지의 공원 원칙을 유지할지, 주변 부지에 어떤 복합 기능을 둘지, 한강 연결을 어떤 비용과 교통 대책으로 만들지를 각각 결정해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 볼 것은 세 가지다. 첫째, 본체부지에 관한 법의 원칙을 바꾸자는 공식안이 나오는지다. 둘째, 종합기본계획 변경안이 토양 정화·교통·재원을 함께 공개하는지다. 셋째, 세대 수 같은 숫자가 전제 조건과 함께 제시되는지다. 이 순서가 갖춰져야 용산공원 개발 논쟁은 구호가 아니라 검증 가능한 선택지가 된다.

    참조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