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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의 2조 원대 투매를 방어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효과는 프로그램이 종료되는 10월 이후 반도체 실적 펀더멘털로 검증해야 한다

    외국인 투자자가 하루 만에 수조 원 규모의 국내 반도체 주식을 쏟아냈음에도 증시가 무너지지 않은 배경에는 기업 스스로 주식을 사들인 ‘자사주 장내매수’가 있었습니다. 지난 25일 장 마감 기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3조 8,195억 원, 그중 SK하이닉스 한 종목에서만 1조 9,957억 원어치를 순매도했으나 SK하이닉스 주가는 오히려 전 거래일 대비 0.42% 상승한 167만 8,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통상적인 시장 논리로는 설명하기 힘든 이 기현상은 증권시장 수급 주체 중 ‘기타법인’으로 잡힌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 계좌가 매도 물량을 전량 흡수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기업이 자금력을 동원해 주가를 떠받치는 인위적인 수급 방어는 영구히 지속될 수 없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매입 속도를 감안할 때 삼성전자는 10월 초, SK하이닉스는 10월 중순경 공시된 자사주 매입 한도를 모두 소진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보호막 역할을 하던 기업의 자사주 매수가 끝나는 순간 시장은 다시 냉혹한 수급과 실적 평가 국면으로 복귀하므로, 투자자들은 단기 수급 착시에 안도하기보다 자사주 매입 종료 이후 반도체 업황의 지속 가능성을 냉정하게 점검해야 합니다.

    외국인 2조 원 투매를 흡수한 ‘기타법인’의 자사주 매입 방어 메커니즘

    외국인 매도세와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맞부딪히는 증권시장 수급 공방의 긴장감 표현

    통상 주식시장에서 ‘기타법인’은 금융기관이나 개인이 아닌 일반 사업 회사의 계정을 의미하며, 평상시에는 장중 거래량이 미미합니다. 그러나 25일 코스피 시장에서 기타법인은 홀로 1조 5,920억 원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외국인의 매도 폭탄을 정면에서 받아냈습니다. 특히 SK하이닉스 창구로 유입된 기타법인 매수액 1조 488억 원 중 약 96.4%는 회사가 직접 장내에서 취득한 자사주 매수 물량이었습니다.

    경제학자 월터 배젓(Walter Bagehot)은 금융위기 상황에서 패닉을 진정시키기 위해 중앙은행이 ‘최종 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로서 무제한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이번 장세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민간 기업이 스스로 자기 주식의 최종 매수자를 자처하며 시장의 연쇄 투매 심리를 차단하는 완충 장치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20일부터 나흘 연속 기타법인 순매수액이 1조 원을 넘어서며 외국인의 기록적인 순매도 충격을 상쇄한 것은 명백한 수급 방어 효과로 평가받습니다.

    10월 초·중순 예정된 자사주 매입 조기 종료와 수급 공백 리스크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의 마감 일정과 수급 변화의 시간적 한계를 시각적으로 전달

    문제는 이 같은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이 정해진 예산과 기간 내에서만 작동하는 한시적 방패라는 점입니다. SK하이닉스는 11월 19일까지 총 2,407만 주를 매입하겠다고 공시했으나, 매일 약 65만 주씩 공격적으로 사들이며 매입 개시 나흘 만에 260만 주를 채웠습니다. 이와 같은 매입 속도가 유지된다면 실제 프로그램은 당초 기한보다 한 달 이상 빠른 10월 중순경 조기 종료됩니다.

    삼성전자 역시 하루 약 190만 주 안팎의 자사주를 장내 매입하고 있어 10월 초순이면 배정된 수급이 소진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사주 매입이 완료되면 하루 1조 원 이상 하방을 지탱해주던 최대 매수 주체가 일거에 사라지는 ‘수급 공백’이 발생합니다. 시장을 지탱하던 인위적 매수세가 사라진 자리에 외국인의 추가 매도가 유입될 경우, 주가 변동성은 이전보다 훨씬 더 확대될 수밖에 없습니다.

    ‘최종 대부자’ 퇴장 이후의 반도체 업황과 실적 펀더멘털 검증 기준

    자사주 수급 이후 본질적인 기업 가치를 결정하는 반도체 제조 및 펀더멘털 실물 산업 강조

    미분양 아파트 단지의 시세가 안정되는 원리는 건설사가 잔여 물량을 되사주는 일시적 개입이 아니라, 이후 실제 입주민이 들어차는 실수요의 확인에 달려 있습니다. 반도체 기업의 자사주 매입 역시 주가 폭락이라는 시스템적 패닉을 차단하는 시간 벌기용 수단일 뿐, 기업 가치 자체를 끌어올리는 본질적 동력은 아닙니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자사주 매입이 끝나는 10월 이후 고대역폭메모리(HBM) 및 범용 D램의 가격 흐름과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지속 여부에 따라 주가가 재평가받는 국면으로 진입하는 것입니다. 투자자들은 ‘470만닉스’와 같은 상징적 기대감에 휩쓸리기보다 자사주 매입 종료 시점 전후로 발표될 3분기 실적과 4분기 가이던스를 확인하며 보수적으로 비중을 관리하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참조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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